그의 말은 다대(多大)했고, 그 내용은 광대했다. 입이 버거운 전령은 이를 따라할 수 없었다. 그 입이 지친 전령이 이를 따라할 수 없었기에, 쿨라바의 군주(=엔메르카르)는 조금의 점토를 다듬고 전언이 마치 토판 위에 있는 것과 같게 새겼다. 이전에는 전언을 점토 위에 적는 것이 확립되지 않았다. 지금 이 날에, 태양 아래에서 그 일이 일어났다. 쿨라바의 군주는 토판처럼 전언을 새겼다.
[엔메르카르와 아랏타의 군주, 수메르어: 500-514행]
黃帝之史倉頡, 見鳥獸蹏迒之跡, 知分理之可相別異也, 初造書契. 百工以乂, 萬品以察, 蓋取諸夬. “夬, 揚于王庭”, 言文者宣敎明化於王者朝廷, 君子所以施祿及下, 居德則忌也.
황제(黃帝)의 사관(史官) 창힐(倉頡)이 새와 짐승의 발자국을 보고 그 무늬가 서로 다른 것을 알게 되어, 처음으로 서계(書契)를 만들었다. 여러 가지 일들은 이로써 다스려지고, 만물은 이로써 살피게 되었는데, 이것은 대부분 (《주역》의) ⟨쾌괘(夬卦)⟩에서 취한 것이다. “夬, 궁정에 휘날리다”라고 한 것은 문자가 왕실과 조정에 교화(敎化)의 역할을 하였다는 말이다. 군자는 이것으로써 녹을 베풀어 아래에까지 미치게 하였고, 덕에 머무르며 곧 조심하였다.
[설문해자(說文解字), 고전중국어; 이병관 (2013: 328)].
Varal xchicatzibah-vi, xhicatiquiba-vi oher tzih v ticaribal, v xenabal puch ronohel xban pa tinamit quiche, ramac quiche vinac.
우리는 여기에 고대의 이야기를 새겨 기록할 것이다. 키체어의 거점, 키체인의 나라에서 일어난 모든 일의 연원이 된 고대의 이야기를.
[포폴 부(Popol Vuh), 키체 마야어; 키체 마야어 원문은 Jena (1944: 2), 영어 번역은 Tedlock (1996: 63). 한국어 번역과 함께 Evans (2012)로부터 재인용함.]
우리가 아는 한에서 인류 역사상 문자는 총 4번 발명됐다. 기원전 3200년경 수메르인들은 우리가 설형문자(cuneiform)라 부르는 문자 체계의 선배격 되는 것을 발명했다. 바로 직후인 기원전 3100년경에 이집트인들은 상형문자(hieroglyphs)라 알려진 문자 체계를 만들었다. 이천년 가량의 격차가 있는 기원전 13세기에 근동에서 멀리 떨어진 중국인들은 문자 단위로 표기하는 문자 체계를 발명했다. 여기에 더해 지금으로부터 2천년 전경의 중앙아메리카에서 마야인들이 역시 상형문자(hieroglyphs)라 불리는 독립적인 문자를 발명했다.[1]
이 4개의 독립적인 발명들은 모두 믿을 수 없이 독창적이고 변혁적인 발상의 산출물이다. 바로 인간 언어의 한순간의 발화가 정확하고 영구적으로, 시각적인 형태로 옮겨질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인간 발성의 피할 수 없는 측면인 시공간상의 제약을 초월할 수 있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몹시 강력한 발상이 4번 발명되었다.[2] 수천개의 문자 체계가 지난 오천년 동안 한시로 또는 그 이상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거의 모두는 더 이전의 체계로부터 파생됐거나, 문자가 무엇인지 이해했고 의도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문자를 만들고자 했던 사람들에 의해 발명되었다.
‘무(無)로부터(ex nihilo)’, 즉 문자 개념에 대해 어떤 지식도 없는 상태에서 독립적으로 발명된 4개의 문자 체계중에 오직 하나만이 현재까지 살아남았다. 수메르 설형문자, 이집트 상형문자, 마야 상형문자는 오래전에 절멸했다. 한자는 여전히 사용되고 있으며, 삼천년도 전에 처음 문자의 형태로 적힌 언어로부터 직접적으로 계승된 언어들을 적기 위해 거의 십억의 사람들이 한자를 이용하고 있다. 한자(chinese characters, 더 엄밀하게는 sinograms)는 현대 일본어 문자 체계의 기초이며 여전히 현대 한국어 문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있다. 거의 이천년 가까이 서면(書面) 중국어 문어(文語)는 동아시아 및 인접 지역을 가로질러 문화적 지식을 전달하는 수단이었으며, 예술, 문학, 종교, 철학, 역사, 정치론, 우주론을 아우르는 공통의 지적 활동으로 이 지역을 하나로 꿰멨다.
이것은 한자사(史)의 한 이야기이며, 근대 민족주의와 민족국가의 등장, 그리고 서면 중국어가 공통의 고전 문어에서 버림받게 된 20세기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끝을 맺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한자에는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 고대 동아시아 전역으로 전파되고 서면 중국어 이외의 언어를 표기하는 데 사용되면서 형태와 기능 모두에서 변화를 겪은 이야기이다. 이러한 언어에는 지역적인 구어 중국어뿐만 아니라 현재의 베트남, 한국, 일본에 해당하는 지역의 비중국어들도 포함된다. 본 연구는 이러한 이야기를 다루며, 관련된 다양한 구어 언어들이 각 지역에서 한자가 변화하는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제약을 가했는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어떻게 고유한 문자 체계와 문학 전통이 탄생하게 되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Handel 2019: 1-2]
(이규갑)
한줄요약: 표의문자로써의 한자
문자: 특정한 언어를 표기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의 약속을 통해 일정한 형식으로 표현한 일종의 부호체계 > 사람들에 의해 약속된 방식으로 언어를 형체화 & 일정한 의미를 표현할 수 있는 부호 체계
문자 > (기능 특성) 표음문자, 표의문자
표음문자 > 음소문자, 음절문자.
표음문자: 표음 기능을 가진 단독/조합 통해 특정 의미를 지니는 단어로. (단독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 단어로 사용되지 않음)
음소문자 예: 한글, 로마자
음절문자 예: 가나
한자는 표의문자. 단독으로 하나의 단어를 표현 위해 형, 음, 의 모두 지닌 형태. > 어느 한 요소 결여면 한자로 성립 X(예: ⛰️, ≠는 형, 의 있으나 독음 X. > 한자로 성립 X)
한자를 연구하는 하나의 학문체계 속에선 통상 문자文字라는 명칭으로 대체돼왔지만 엄밀한 의미에선 정확한 명칭이 아님. 왜냐? 문자는 한자 포함 세상 모든 종류의 글자를 지칭
고대: 名, 書, 文, 字
秦대 이후: 문자文字
漢대~明대: 한자漢字
이런 명칭들의 문헌기록 살피는 단락
『周禮·春官外史』
“掌達書名于四方.”
(四方으로 하여금 글자를 알게 한다.)鄭玄 注:
“古曰名, 今曰字, 使四方知書之文字, 得能讀之.”
(예전에는 名이라 하였으나, 지금은 字라 하는 것으로서 이는 四方으로 하여금 글자를 알게 하여 能히 이를 읽을 수 있도록 한다라는 뜻이다.)
『論語·子路』
“必也正名乎.”
(반드시 글자를 바로 잡아야 한다.)鄭玄 注:
“正名, 謂正書字也. 古者曰名, 今世曰字. 禮記曰, 百名以上, 則書之於策. 孔子見時敎不行, 欲正其文字之誤.”
(正名이란 글자를 바로 잡는다는 말이다. 예전에 名이라 한 것은 지금은 字라 한다. 『禮記』에 ‘百 글자 이상은 策에 기록했다’라는 말이 있다. 孔子는 時敎가 행해지지 않는 것을 보고 文字의 그릇됨을 바로 잡으려 했다.)
『說文解字』 (이하 『說文』으로 簡稱함)
“名, 自命也, 從口夕. 夕者, 冥也. 冥不相見. 故以口自明.”
(名이란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것으로서[命과 名은 通用], 이는 ‘口’字와 ‘夕’字가 합쳐 이루어진 글자이다. ‘夕’이란 어둠을 뜻하는 것으로서 어둠 속에서는 서로 보이지가 않으므로 입으로 자신의 이름을 불러 알린다.)
『說文·敍』
“倉詰之初作書.”
(창힐이 처음 글자를 만들다.);“著於竹帛謂之書.”
(竹帛 위에 기록한 것을 書라 한다.)
孔潁達 『尙書序正義』
“書者舒也. 書緯璿璣鈐云, 書者, 如也. 則書者, 寫其言, 如其意, 情得展書也.”
(書란 펼친다는 뜻이다. 『書緯璿璣鈐』에 ‘書란 같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는데, 이 말은 書란 표현하고자 하는 뜻을 언어로 써서 그 언어의 뜻과 같게 함으로써 자기의 마음이 펼쳐지도록 한다는 의미이다)
『說文』
“書, 著也.”
(書란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
『左傳』
“於文止戈爲武.”
(글자에 있어서 止字와 戈字가 합쳐서 武字가 된다)
『論語』
“史闕文.”
(史書에 글자가 빠졌다)
『中庸』
“書同文.”
(같은 글자를 쓴다)
『說文』
“文, 錯畵也.”
(文이란 획을 교차하여 그린 것이다)
『呂氏春秋』
“有能增減一字者, 予千金.”
(能히 한 글자라도 增減시켜 내용을 변경시킬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내가 千金을 주겠다)
『說文』
“其後形聲相益, 卽謂之字. ……字者言孶乳而寖多也.
(그 후 形符와 聲符를 합하여 다시 새로운 글자들을 만들었는데, 이를 字라 한다. ……字란 이 文들이 늘어나서 많이 만들어진 것을 말한다)
[손예철 (2003)에도 비슷한 내용 有]
통계내기 어렵다~
1. 지속적으로 만들어짐; 후대로 오면서 사라지기도.
2. 한 글자가 여러 자형으로 나타나기도.
자전에 기재된 자수를 기준으로 할 수 밖에 없다 하면서 역대 자전에 수록된 한자의 숫자 도표 나열.
전통적인 명칭은 소학小學. 대학大學과 소학의 대비, 소학 과정 내용. 소학에서 문자학으로의 명칭 변화. 광의의 한자학과 협의의 한자학.
중국 한자학의 전통적 명칭은 소학. 소학 관련 기록.
소학의 본의와 한자학을 의미하게 된 연유.
중화민국 초기의 章太炎[= 장병린章炳麟 ㅇㅇ 號가 태염]이 소학 대신 ‘어언문자학’ 명칭 사용해야 한다 주장.
한자학의 두가지 의미:
과거 대부분 협의의 한자학에 치중했으나 학문이 세분화되며 자형, 자음, 자의를 각각 전문적으로 연구.
한자학, 성운학, 훈고학 완전 독립될 순 없다.
협의의 한자학의 분류:
한자학에선 글자의 구성원리를 가장 먼저 고려해야.
→ 본래의 의미와 字音 고찰.
자형 구성 원리, 형체의 통시적 변화, 변화 규율
→ 자형 변화 과정의 이해는 고문헌 문장 해독으로 이어짐
→ 감골문, 금문 비롯 고대 한자는 물론 예서, 해서까지 연구 대상에 놓아야.
→ 문장 해독 통해 당시의 사회, 문화에 대한 해답 얻음
고대 한자를 통해 고대 사회를 이해하는 것은 한자학 연구의 큰 의의일 뿐 아니라 한자학 연구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최영애)
(구석규)
'한자학'이 아닌 '문자학'이기 때문에 한자학의 정의에 대한 내용은 따로 없는 듯 함. 대신 문자의 개념에 대해 개론이 있음.